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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음악 밴드 '샴', 핸드팬 연주곡 ‘Awaken’ 앨범을 만나보자.
명상음악 밴드 '샴', 핸드팬 연주곡 ‘Awaken’ 앨범을 만나보자.
  • 안현진
  • 승인 2021.05.08 0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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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_2021 첫번째 앨범 AWAKEN
샴_2021 첫번째 앨범 AWAKEN

 

“눈을 감고 느껴봐, 마음으로 말할게”

경쾌한 멜로디의 가사가 어렴풋이 생각날지 모르겠다. 2003년을 뒤흔들었던 바로 그 노래, ‘동갑내기 과외하기’ OST였던 ‘예감’의 첫 소절이다. 강렬한 락을 노래하던 밴드 ‘피비스’의 보컬은 이제 섬세함과 차분함을 얹은 밴드 ‘샴’이 되어 마음으로 말하는 노래를 부른다. 노래하고 연주하며 명상하는 부부가 만든 밴드 ‘샴’은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만트라를 통해 위로를 전달한다.

샴의 앨범은 핸드팬 연주곡 ‘Awaken’을 시작으로 만트라를 반복하는 ‘He Yama Yo’와 ‘Loka Samastah Sukhino Bhavantu’ 그리고 이 둘의 Instrumental 버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트라는 일반적으로 진언, 진실한 말이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는데, 보다 정확하게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산스크리트어이다. 두 번째 트랙 ‘He Yama Yo’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라코타 인디언 고유의 만트라로서 ‘Here and Now’, 지금 이 순간에 머물고 있는 그대로 존재하라는 의미이며, 세 번째 트랙 ‘Lokah Samastah Sukhino Bhavantu’는 ‘이 우주에 살아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행복과 자유를 빈다’는 만트라이다.

개인적으로 샴의 만트라 앨범을 들으며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있어주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마치 억지로 힘을 내라고 하거나 지금의 힘듦이 곧 지나갈 거라고 말하는 대신 많이 힘들었지 않냐며 나의 힘듦을 알고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흔히들 메시지를 담고 무언가를 말하려는 노래가 좋은 노래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샴의 음악은 상당히 독특한데, 애써 무언가를 전달한다고 하기보다는 “네가 가진 힘듦을 그대로 털어놔 봐. 내가 들어줄게.”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샴의 사운드가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 것에 앞서 오히려 듣는 이가 말을 걸어오기를 기다리는 느낌이랄까.

위로란 어렵다. 잘 하는 사람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기는 쉬워도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위로의 말은 건네기는 결코 쉽지 않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뭐라 말을 건네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뱉게 되는 말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이것 역시 지나간다’라는 말일 테다. 이 격언은 본래 교만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담대한 태도를 갖추라는 의미였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슬픔과 괴로움 역시 머지않아 지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위로의 말로 더 자주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지나갈 것’이라는 말에 위로를 받아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 모두 그 어떤 것이든 머지않아 지나갈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다만, 그 힘듦과 고통, 괴로움 속에 놓여 있을 때는 1분 1초가 100년 같고 1000년 같을 뿐이다. 고통과 괴로움 속에 있을 때 내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 위로는 언젠간 흘러가 버릴 거라는 막연한 말보다는 내가 놓여 있는 곳이 진짜 ‘힘듦과 괴로움 속’이라는 인정의 말들이었다.

진정한 위로는 인정과 수용에서 시작된다. 억지로 희망을 노래하기보다는 각자의 자리를 있는 그대로 보듬어 주는 샴의 노래가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현진

요가와 명상을 즐기며, 글쓰기를 통해 명상의 효과를 내는 '글멍',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글쓰기' 등 클래스를 운영한다. 전략 컨설팅 펌에서 근무한 뒤 현재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요가인리베에서 요가지도자 과정을 이수하였고, '월요일이 무섭지 않은 내향인의 기술' 집필, 'Case in Point' 번역, '요가저널코리아' 칼럼 기고 등 지속적으로 글쓰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인스타그램: @introvert_sc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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