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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마요, 다 잘될 거예요
서두르지 마요, 다 잘될 거예요
  • 변윤정 기자
  • 승인 2021.03.08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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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속도를 늦추고 과거와 미래로 가득한 생각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자. 그곳에 현재가 있을 것이다. 이제 평범한 순간의 소중함을 발견해 보자.

올 한 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나의 결심은 새해면 으레하는 결심답게 열정과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곧 나는 서두르지 않아도 내가 무지하게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서두름은 내 삶이 얼마나 바쁘게 돌아가는가와 별로 관계없으며, 오히려 내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에 대한 내적인 강박과 불안과 훨씬 깊게 관계있다는 사실은 진작부터 알고 있던 바였다. 이다음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집착하는 것을 멈추자, 나는 평범한 순간의 사랑스러움에 놀랍도록 눈뜨게 되었다. 내 얼굴을 비추는 햇볕의 온기, 땅을 딛고 선 나의 두 발, 나무 근처를 날며 지저귀는 새들…. 내가 그동안 놓치고 있던 것들, 내 관심 밖으로 쫓겨났던 수많은 장면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착지가 아니라 도착지에 이르는 여정 자체가 오롯하게 소중해졌다. 무언가가 시작되고 끝나길 기다리는 대신 나는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순간 속에서 기쁨을 발견했다. 그리고 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는 내 인생에 서두름을 허락하지 않으리라.

삶은 셀 수 없이 많은 잃어버린 순간들로 채워지곤 한다. 가족, 일, 친구에서부터 자신의 몸과 마음의 욕망까지 양손에 가득 올려놓고 바쁘게 저글링하다 보면 당신은 현재와의 교감을 잃어버리고 그 자리를 미래를 향한 집착으로 대신한다. 오만가지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길을 잃은 순간, 이제 당신의 관심은 그저 삶의 껍데기만을 표류하게 된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할 소박한 순간들을 놓치기 쉽다는 뜻이다. 아이들의 웃음, 바람을 타고 사락 사락 춤추는 눈송이, 가만하고도 힘차게 뛰는 당신의 심장. 당신은 삶의 기적 한가운데에서 살고, 숨 쉬고 있다. 단 그 순간은 현재에 머무를 때에야 진정으로 만끽할 수 있다. 당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갈망하는 고요함과 차분함의 보석 같은 순간은 당신이 스스로가 속한 현재의 순간을 살아가겠노라고 결심할 때 비로소 탄생 한다.

강렬함에 중독되다
당신의 삶을 한번 되돌아보면 어떨까? 아마도 드라마처럼 극적이고 강렬한 경험들에 주의를 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순간들, 즉 평범한 순간들은 뒷전이 되어 있을 테고 말이다. 흥분, 성공, 사랑, 행복의 느낌을 당신은 의심 없이 환영하고 용맹스럽게 추구한다. 고통과 슬픔은 그 나름의 영감을 주어 당신이 비슷한 종류의 불안함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불안함을 야기할 모든 일을 피하거나 정복하기 위해 분투하게 만든다. 당신이 마지못해 고난을 직면하기로 결심하는 때는 그것을 피하거나 정복하기 위해 쏟아부을 힘이 없을 때뿐이다. 물론 당신은 때로 고난을 환영하기도 한다. 고난이 품고 있는 가치에 대한 기대 없이, 고난은 힘들 뿐이라는 고정관념과 당신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없애겠다는 신념으로 무장한 채 말이다. 극적인 순간은 당신이 마음을 챙기며 그 순간에 접근할 때 진짜 가치를 발산한다. 당신의 인식을 깨우고 경험에 눈뜨게 만든다. 나는 이 사실을 기차 옆자리에서 만난 젊은 남자를 통해 명확히 깨닫게 되었다. 그는 얼굴과 몸을 온통 피어싱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내가 고통스럽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대답했다. “아주 고통스러워요. 하지만 살아 있음을 느끼죠.” 물론 당신 얼굴에는 이 고통의 기념품이 매달려 있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마 당신도 강렬함에 중독되었을지 모른다.

고통과 기쁨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롤러코스터 타기, 즐거운 명상, 새로 운 사랑의 흥분, 외국에서 즐기는 휴가는 모든 감각을 깨워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무너지는 마음, 질병, 잃어버린 기회, 지저분한 논쟁은 고통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한편 당신의 생생한 관심을 사로잡는다. 심지어 당신을 지치게하는 일상적인 분주함도 뚜렷한 의미와 방향, 정체성을 제공한다. 인생의 드라마는 자아에 정체감(正體感)을 심어 준다. 그렇기에 당신의 마음이 고통과 기쁨, 그리고 그로 인해 인식하게 되는 의무를 지키기 위해 분주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여전히 삶에는 흥분되지도, 번거롭지도 않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건들이 잔뜩 존재한다. 나무가 자라고, 새들이 날고, 태양이 비추며, 빗방울이 떨어진다. 당신은 아침부터 밤까지 호흡하고, 걷고, 앉아 있고, 또 움직인다. 무수한 순간, 사람, 사 건을 거의 의식하지도 못한 채 당신은 마주 치고 있다.

 

일상을 만지다

모든 소리와 생각과 느낌에 관심을 기울이자. 그리고 당신의 ‘기쁨 감각’을 깨우자!

편안한 평상 자세를 취하자. 두 눈을 감고 호흡하면서 모든 분주함을 잠재 우자. 당신의 온몸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 순간 느껴지는 모든 감정과 감각을 알아차리자. 유쾌한 느낌이든 불쾌한 느낌이든 당신의 관심이 어느 쪽을 향하는지 살펴보자. 당신이 그 느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유쾌함에 어떻게 즐거워하고 불쾌함에 어떻게 저항 하는지—파악하자. 이제 당신의 신체로 관심을 옮기자. 손바닥, 귀, 입술 등 감각이 없다고 느껴지는 곳을 살피자. 이 부위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당신의 흥미, 예민함, 차분함이 그 부위의 감각을 삶 속으로 어떻게 끌어들이는지 느껴 보자. 새롭게 바라본 당신의 신체 부위들은 어떤 모습인가? 휴식과 평화 속을 유영하며 발견하는 일상의 모습을 한껏 누리자. 이제 당신의 관심을 외부의 소리로 확장해 보자. 기분 좋은 소리와 거슬리는 소리를 알아차리자. 기분 좋은 소리에 이끌리는 방식, 거슬리는 소리에 저항하는 방식을 느껴 보자. 일상의 소리를 듣자. 냉장고의 웅웅거림, 창 밖을 지나가는 바람, 도로를 달리는 차들. 각각의 소리를 깊이 있게 파악하고 순수하게 듣는 가운데 휴식하기 위해 소리를 탐험하자. 이제 당신의 마음속에 가득한 생각들에 관심을 기울여 보자. 당신의 계획, 기억, 걱정 등 각각에 동일한 관심을 가만히 전달하자. 어떤 하나에 편파적인 관심을 쏟지 말자. 그저 바라보면 서 휴식해보는 건 어떨까? 당신이 직접 나서 집착하는 대신, 마음이 하는 일을 마음에게 맡긴 채 말이다. 이제 당신의 의식을 지금 이 순간의 모든 것으로 확장시키자. 당신의 신체, 감정, 생각, 소리. 깨어 있는 의식으로 이 순간을 받아들여 보자. 현재에 대한 관심, 교감, 평안 속에서 일상의 사랑스러움을 발견하자. 그리고 당신을 통해 세상이 어떻게 깨어나는지 관찰하자. 당신의 가치들이 삶과 연결되고, 그동안 놓쳐 온 것들에 온전한 관심을 전달하는 느낌이 어떤가?

이 일상적인 순간들 속에는 이렇다 할 특색이 없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순간들은 당신의 관심을 차지하기에 모자라 보이기도 한다. 당신은 ‘평범’을 지루한 것으로 치부한다. 풍요로움, 강렬함, 완벽함과 거리가 먼 것으로 말이다. 행복과 활력을 만들어 내는 것에 익숙한 당신은 극적이거나 강렬하지 않은 모든 평범한 순간 속에서 굳이 내면의 불안과 불만을 탐지하려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밝고 들뜬 생각만으로 꽉 찬 마음과 항상 건강과 활력으로 폭발하는 신체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중 누구도 끊임없이 신명 나는 명상 수련을 하지는 않는다. 당신의 매일은 평범한 순간들로 가득하다. 버스에 앉아 있고, 쇼핑을 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전화를 받으며, 온갖 일상의 과제에 참여 하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움직인다. 이 순간들을 강렬하지 않다는 이유로 가치가 덜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평범한 일상 속에는 즐겁게 관찰할 만한 것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존재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곳엔 당신의 심장을 울리는 낯선 이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기쁨은 그대 품 안에
때로 평범한 순간들은 당신에게서 삶의 목적을 빼앗고, 그 결과 정체성마저 앗아갈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아무것도 안하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 즉 요동치는 삶의 부침(浮沈)에 집착하는 대신 삶을 잠잠히 관찰하는 것은 처음엔 생소하고 불편할 수도 있다. 당신은 종종 조용한 순간을 뭔가 새롭고, 보다 신나는 사건을 추구하기 위한 준비 기간 정도로 여긴다. 하지만 당신이 ‘강렬함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일상적인 순간을 경험한다면 곧 깨달을 것이다. 평범한 모든 순간이 진정한 풍요로 움과 활력으로의 통로였음을. 그것이 참으로 자신의 심장으로 살아가는 삶임을. 기쁨을 찾기 위해 외적인 사건들에 정신없이 의존하는 대신, 이제 당신은 삶 자체와 교감함으로써 기쁨을 즉각적으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쁨은 근사한 해변이나 환상적인 식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기쁨은 당신의 마음속에 살고 있다.

일상의 모든 순간순간 속에서 말이다. 일상의 순간들을 기념할 때 당신은 그동안 내적 외적으로 알아채지 못했던 모든 사소한 것들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풍요로운 순간과 고통스러운 순간들에도 당신의 인식이 서서히 침투할 것이다. 이제 당신은 인간 이 행복과 불행을 드러내고 그것에 집착하는 이유에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당신이 오랫 동안 품어 온, 자신의 감각이 강렬함에 의해 좌우된다는 신념을 점검하기 시작한다. 명상 쿠션 위에 있을 때의 인식을 더욱 깨우고, 그렇게 발전한 인식을 일상으로 가져옴으로써―단순히 일상적인 장면과 소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당신은 기뻐하는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한 페이지 앞의 ‘일상 을 만지다’를 참고하자.) 기쁨은 열대 지방의 해변이나 친구들과 함께 하는 환상적인 식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기쁨은 당신의 마음속에 살고 있다. 당신이 모든 순간순간에 관심을 기울이고 존중할때, 작은 순간들은 당신에게 기쁨을 선물할 것이다. 마음 가득 담기는 진정한 기쁨 말이다. 기쁨은 성스러운 방식으로 살아가며, 동일한 관심으로 모든 순간을 포용한다. 사랑스러운 순간, 어려운 순간부터 유쾌하거나 유쾌하지 않은 인생의 무수한 순간들까지 말이다. 강렬함에 대한 중독에서 벗어나면 당신은 일상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을 수 있다. 당신의 삶과, 그 안에 담긴 기쁨을.

리스티나 펠드먼은 1976년부터 성찰 명상을 지도해 왔다. 그녀는 〈연민: 세계의 울부짖음을 듣다〉와 〈소박함을 향한 불자의 길〉을 비롯한 다 수의 책을 집필했다

크리스티나 펠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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