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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자세 완전 정복
전사자세 완전 정복
  • 이상욱
  • 승인 2020.08.28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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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라바드라아사나(전사 자세)Ⅰ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키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요가의 다섯 분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전사 자세Ⅰ의 미묘한 차이를 설명한다.

 

전사 자세Ⅰ을 수련하면서 신음하거나 땀을 뻘뻘 흘려본 사람이라면 이 자세에 고대의 전사인 비라바드라의 이름이 붙여졌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비라바드라는 시바 신이 사랑하는 사티를 잃은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만든 전사다. 요기들, 특히 초보자가 전사 자세Ⅰ과 씨름한다. 늘임과 압축, 비틂과 후굴, 내회전과 외회전, 힘과 유연성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가의 이상이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아힘사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전사’라는 이름이 약간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요가저널>의 객원 에디터이자 ‘피드몬트 요가 스튜디오’의 디렉터인 리차드 로젠은 생각이 다르다. “요기란 자신의 무지와 맞서 싸우는 전사다. 전사 자세Ⅰ은 자신의 한계를 뚫고 나오기 위한 자세다.” 그렇게 보면 전사 자세Ⅰ은 정신력을 시험하는 자세라고도 볼 수 있다. 이는 모든 요가 자세의 공통된 주제이기도 하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전사 자세Ⅰ을 수련하면 정말 전사가 된 것처럼 멋진 전투를 할 수 있다. 다른 아사나와 마찬가지로 전사 자세Ⅰ에도 다양한 변형 자세가 있다. 요가의 분파나 가르치는 지도자마다 자세에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본질은 똑같다. 다섯 분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전사 자세Ⅰ에 대한 본인만의 비법과 수련법을 공개했다.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자세를 더 깊이 이해해서 내면에 잠든 전사의 힘을 깨울 수 있을 것이다. 

 

아헹가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아헹가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아헹가 요가 (신은 디테일에 숨어 있다)

비라바드라에 얽힌 전설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지만 비라바드라아사나는 현대에 와서야 만들어진 자세다. “비라바드라아사나Ⅰ은 고대 아사나 경전에 적혀 있지 않다.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약 70년 전에 T. 크리슈나마차리야가 고안한 것으로 여겨진다. 즉, 20세기의 자세인 셈이다. 아사나의 진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로젠이 말했다.  

이 자세가 오늘날처럼 유명해진 데는 크리슈나마차리야의 제자인 B.K.S. 아헹가의 공이 크다. 미국 요가계에선 아헹가가 세심하게 다듬어 깊이를 더한 비라바드라아사나Ⅰ을 황금률로 여긴다. 

이 자세를 아헹가 요기처럼 수련하려면 영감과 행동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아헹가가 이 자세를 수련하는 모습을 보면 격렬하긴 하지만 모든 동작이 조화롭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전사의 에너지를 분출하되 공격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자세의 모든 동작에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아헹가 요가 인스티튜트’의 강사인 말라 앱트가 말했다. 

전사 자세Ⅰ은 다양한 동작으로 구성돼 있다. 앱트는 자세의 세세한 부분을 모두 설명해줬다. “상체를 비틀 때는 늑골 뒤쪽 중앙부터 비틀어야 한다. 몸 뒤쪽을 위로 들면서 몸 앞쪽까지 앞으로 내밀자. 복부는 위로 당기되 엉덩이는 아래로 내리자. 꼬리뼈와 견갑골은 앞으로 밀자. 단, 요추가 짓눌리면 안 된다. 뒤쪽 발 바깥쪽으로 바닥을 누르자. 팔은 검처럼 날카로워야 한다. 신에게 공물을 바치는 의기양양한 전사처럼 고개를 위로 들자.” 앱트가 말했다. 

이 자세는 한 가지 동작만 취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신을 100% 집중해야 한다. “몸 양쪽(왼쪽과 오른쪽)으로 완전히 다른 동작을 해야 한다. 꽤나 복잡하다. 아헹가 요가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아헹가에선 한 가지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의식을 사방으로 퍼뜨린다.” 앱트가 말했다. 

 

비니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비니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비니 요가 (모두를 위한 아사나)

미국 ‘비니 요가 인스티튜트’의 설립자인 개리 크래프트소우는 전사 자세Ⅰ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사나라고 말한다. “모든 인간에게 중요한 자세를 10~15가지만 꼽는다면 전사 자세Ⅰ은 반드시 들어간다. 이 자세는 하체와 등을 강화하고, 척추를 재정렬하고, 요근을 늘이고, 골반을 열고, 고관절을 안정시키고, 호흡을 깊게 만든다. 자신감과 용기를 키워주는 대표적 자세다.” 개리가 말했다. 비니 요가에선 전통적으로 병을 치료할 때 이 자세를 처방했다. 또한 개인의 증상에 따라 자세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비라바드라아사나Ⅰ에는 정답이 없다. 변형 자세의 숫자가 요기의 숫자만큼 많다고 봐도 좋다. 수련 방식에 변화를 주면 몸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 개리가 말했다. 

자세를 변형할 때는 주로 스탠스의 간격이나 너비, 팔과 머리의 위치, 앞쪽 무릎의 각도, 뒤쪽 다리의 회전도, 골반과 어깨의 정렬을 조정한다. “양발을 넓게 벌리고 앞쪽 넓적다리를 바닥과 평행으로 내리면 하체의 힘을 키울 수 있다. 스탠스를 좁히고, 양팔을 바닥과 수평으로 들고, 견갑골을 가운데로 모으면 흉추의 후만증을 바로잡을 수 있다. 앞쪽 다리에 같은 쪽 팔을 올리고, 가슴을 위로 밀면서 반대쪽 팔을 들면 장요근을 스트레칭할 수 있다.” 개리가 말했다. 이 세 가지 외에도 변형 자세는 무수히 많다. 개리는 전사 자세Ⅰ이 인도 고대 무술의 스탠스에서 많은 것을 본떠 왔다고 말한다. “누군가와 무술을 겨룰 때는 힘을 많이 쓰지 않고도 전진하거나 후퇴할 수 있어야 한다. 양발은 넓게 벌리되 앞이나 뒤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무게중심은 낮춰서 몸을 안정시키고, 발을 바닥에 붙여야 한다. 가슴은 쫙 펴서 용기를 드러내고, 전장 저편의 상대방을 똑바로 응시해야 한다.” 개리가 말했다. 

 

아쉬탕가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아쉬탕가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아쉬탕가 요가

전사 자세Ⅰ은 아쉬탕가 요가의 태양 경배B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다. “아쉬탕가에선 태양 경배B를 양쪽으로 반복하다 보면 자연히 전사 자세Ⅰ도 여러 번 실시하게 된다. 태양 경배 중에는 자세 전환이 빨라 전사 자세의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샌디에이고에 있는 ‘아쉬탕가 요가 센터’의 디렉터인 팀 밀러가 말했다.  

“그러면 머릿속 생각들을 잠재울 수 있다. 우뇌 중심의 접근법이다. 정답을 찾으려 하면 안 된다. 정답은 없다. 그렇다고 자세를 대충 취하라는 말은 아니다.” 밀러가 말했다. 아쉬탕가의 전사 자세Ⅰ 수련법은 여타 분파와 큰 차이가 없다. 앞쪽 다리를 90도로 굽히고, 뒤쪽 다리는 곧게 펴고, 발 바깥쪽을 바닥에 붙이고, 골반은 전방으로 돌리고, 팔은 머리 위로 뻗는다. 그런데 아쉬탕가만의 특징적인 차이점이 하나 있다. T. 크리슈나마차리아의 또 다른 제자인 K. 파타비 조이스는 아쉬탕가에선 앞쪽 무릎이 발목을 지나 발끝까지 와도 좋다고 말한다. 이것은 전사 자세Ⅰ의 궁극적 목표지만 모든 학생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밀러가 말했다. 아쉬탕가 방식으로 전사 자세Ⅰ을 수련하면 육체적 효능 이상의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앞쪽 다리를 더 깊이 굽히면 천골 주변을 자극하고, 그란티(granthis)를 풀 수 있다.” 그란티란 체내를 흐르는 에너지인 프라나의 흐름을 막는 매듭이다. 몸이 뭉친 것처럼 느껴지는 부위가 바로 그란티다. 그란티의 종류는 세 가지로 나눈다. 천골 주변의 육체적 매듭인 브라마 그란티, 가슴에 있는 감정적 매듭인 비슈누 그란티, 제3의 눈과 연결된 정신의 매듭인 시바 그란티다. 전사 자세Ⅰ은 세 그란티를 동시에 풀어준다. “자세의 육체적 동작은 브라마 그란티를 풀어주고, 호흡에 집중하면 가슴의 감정적 매듭이 풀어지고, 드리슈티에 집중하면 정신의 매듭이 풀어진다. 에너지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종합 선물 세트다.” 밀러가 말했다. 

 

아누사라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아누사라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아누사라 요가 (여신의 힘을 받다)

아누사라 요가에서 전사 자세Ⅰ을 말할 때는 자세에 얽힌 전설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둘을 떼어놓으면 그것은 요가가 아니다. 언젠가 공원에서 양팔을 머리 위로 들고 런지를 하는 사내들을 봤다. 엉덩이 근육을 키우려고 말이다. 하지만 전사 자세Ⅰ을 수련하면 근육을 단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신체 동작을 통해 정신의 힘까지 당당하게 표출할 수 있다.” 아누사라의 창시자인 존 프렌드가 말했다. 프렌드는 전사 자세Ⅰ의 주요 동작 5가지부터 설명했다. 각각의 동작은 아누사라 요가에서 말하는 ‘보편적 정렬의 원칙’ 5가지와 연결돼 있다. “그중 첫 번째는 신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다. 신의 존재를 잊어선 안 된다. 비라바드라가 강한 이유는 신이 창조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기억하면 몸 안쪽에서부터 빛이 나기 시작한다. 그러면 외면의 육체는 이 힘에 자연히 이끌려 간다.” 프렌드가 말했다. 

자세를 취했다면 이제 ‘근육의 에너지’에 집중하자. “항상 신체 중앙을 향해 사지를 끌어당겨야 한다. 신체 중앙은 힘의 원천이다.” 프렌드가 말했다. 즉, 가위질을 하듯이 양쪽 다리를 신체 중앙선을 향해 당기라는 뜻이다. 세 번째로 ‘안으로 돌리기’에 집중하자. “뒤쪽 다리는 안으로 돌려서 대퇴골을 뒤로 이동시키고, 골반을 넓히자. 그러면 엉덩이 뒤쪽을 앞으로 더 쉽게 돌릴 수 있다.” 프렌드가 말했다. 네 번째로 ‘밖으로 돌리기’에 집중하자. “앞쪽 다리를 밖으로 돌리면 양쪽 다리가 더 가까이 모아지고, 꼬리뼈가 앞으로 나간다. 그러면 세 번째 동작과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프렌드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내면의 에너지’에 집중하자. “골반에 정신을 집중하자. 꼬리뼈와 천골이 만나는 지점에 작은 공 모양의 빛을 상상하자. 그곳에서부터 햇빛처럼 빛이 뿜어져 나온다.” 프렌드가 말했다.

 

크리팔루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크리팔루 요가에서의 전사 자세

크리팔루 요가 (강하고 부드럽게)

미국 요가에서 크리슈나마차리야의 영향을 받지 않은 분파는 세 개다. 바로 비크람과 쿤달리니, 크리팔루다. 이들 요가도 기본 용어나 요가 신화에 대한 해석은 다른 분파와 비슷하다. 하지만 크리팔루의 전사 자세는 스와미 크리팔루가 1950년대에 수련하다가 신성한 깨달음을 얻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크리팔루에서는 깊이 명상하면 내면에서 저절로 하타 요가가 표출된다고 믿는다. 스와미 크리팔루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38세 때 쿤달리니 에너지가 각성되면서 몸이 저절로 움직이며 여러 자세를 취했다고 한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크리팔루 요가 & 건강 센터’의 강사인 리처드 폴즈가 설명했다. 

스와미 크리팔루의 전사 자세는 여타 전사 자세와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뒤쪽 발뒤꿈치가 바닥에서 들린다는 점이다. 물론 요가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신체 동작이 아니다. “크리팔루 요기들은 요가 자세를 내면의 힘을 깨우는 도구로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이 자세는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폴즈가 말했다.

전사 자세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힘이 생긴 느낌이 든다. “전사 자세는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동시에 마음을 열어 취약하게 만든다. 에너지와 정신력을 발휘해 세상을 헤쳐 나가려면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변에 숨어 있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려면 방어막을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둘 사이의 균형을 잡기가 정말 힘들다.” 폴즈가 말했다. 

전사 자세는 여러분이 인생을 100% 살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다양한 감정을 탐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사 자세Ⅰ을 수련해서 힘이 생기면, 내면에 잠들어 있던 분노, 좌절, 적대감이 깨어나기도 한다.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그런 감정들을 온전히 느껴보자.” 폴즈가 말했다. 

 

힐러리 도들사진 앤 해머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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