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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나라 인도, 다섯 번째 이야기
신비의 나라 인도, 다섯 번째 이야기
  • 박지은
  • 승인 2019.11.0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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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나라 인도,
다섯 번째 이야기

여동구(타우요가 대표)

 

우주 보존의 신, 비쉬누

4세기 이후 인도 신화의 주역 브라흐마, 쉬바 신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유지의 신 비쉬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려 한다. 비쉬누의 어원은 ‘확장시키고 모든 곳에 스며들어 간다’, ‘만물에 스며들다’에 담겨 있다. 비쉬누는 우주의 질서와 인류를 보호하는 최고신으로 일컬어진다. 우주의 유지자, 우주의 보존자로 불리며 한계 없는 존재의 바다 위에 누워 있는 최고의 존재이다. 쉬바는 성격이 복잡하지만, 비쉬누는 언제나 쾌활하고 자애로운 단순한 성격으로 하늘에살면서 지상을 보고 질서가 흔들린다 싶으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여 바로잡는다.

비쉬누의 모습을 살펴보면 대체로 검푸른 색 얼굴에 네 개의 팔을 가지고 있다. 두 손에는 곤봉과 원반을 각각 들고 있고, 나머지 두 손에는 나팔과 연꽃이 있다. 곤봉과 원반은 힘을 상징하고, 나팔과 연꽃은 주술의 힘과 청정성을 상징한다. 발은 푸른색이며, 머리엔 왕관을 쓰고 황금색 옷을 입고 있다. 또 ‘가루다’라는 이름의 금시조를 타고 다닌다. 배우자는 부와 행운의 여신 ‘락슈미’이다.

 

태양신과 화신 사상

<베다>에서 비쉬누는 태양의 신으로 나온다. 태양은 하늘과 땅 사이에 나 있는 길을 따라 돌면서 이 땅을 어둠으로부터 건져냈다고 한다. 비쉬누는 원래 아리아족의 태양신이었다. 그래서 비쉬누도 쉬바와 같이 아리아족의 신관과 원주민 부족의 토착신이 융합되어 발전된 신이다.

쉬바와 다른 점은 화신(化身)이라는 방식에 의해 갖가지 토착 관념을 흡수하면서 전인도적 신으로 발전해 나갔다는 것이다. 비쉬누는 필요할 때마다 지상에 내려와 화신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마무의 모습을 한 크리슈나 신으로 변신하여 사람을 구한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밖에도 나라싱하, 라마, 칼키 등 열 가지 화신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신은 강하(降下)라는 의미로 신이 악마 따위로 괴로워하는 생명체를 구제하기 위해서 거짓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하고 지상으로 강림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쉬누의 화신 사상은 비쉬누 신앙의 보급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화신들은 인도의 전통문화를 이끌어갔다. 불교에 수용된 이후에는 대승불교에서 부처나 보살이 여러 형태로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화신 사상에 들어간다. 현재 인도의 힌두교도들이 붓다를 힌두교의 성자라 하며 붓다나 불교의 가르침에 친근감을 느끼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비쉬누는 베다 시대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신이 아니었다. 여러 태양신의 하나로 불렸으니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천지창조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이 이야기가 시대와 함께 해석되어서고, 그에 따라 비쉬누의 지위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많은 민중의 지지를 모아 힌두교 주신의 하나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서사시의 존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화신의 전설을 등에 업은 것, 그리고 <베다>에 비해 쉽고 친숙한 서사시는 비쉬누가 민중에게 큰 인기를 끄는 데 한몫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관용과 자애의 미덕

보존과 유지의 기능을 담당하는 비쉬누는 힌두교 신들 가운데 가장 자비롭고 선한 신으로 나타난다. 쉬바 신처럼 다른 신들과 싸웠던 이야기가 적은 점만 봐도 알 수 있듯 비쉬누는 일이 없을 땐 늘 온화하게 사물을 지켜준다. 교리적으로도 ‘자애’가 신앙의 바탕이다. 베다 후기에서는 신들의 왕으로 여겨지던 인드라가 궁지에 빠졌을 때 비쉬누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브라흐마도 비쉬누의 배꼽에 핀 연꽃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나, 다른 신들을 상대로 난폭하게 굴던 쉬바의 목을 눌러 멈추게 한 뒤 쉬바에게 자신이 주인인 것을 받아냈다는 이야기를 보면 조용하게 강한 신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 세 번에 걸친 인도의 삼대신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려고 한다. 분명 쉬바와 비쉬누의 신앙이 커져 브라흐마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우주의 최고 원리가 브라흐마에 의해 세계를 창조하고, 비쉬누에 의해 그것을 유지하고, 쉬바에 의해 그것을 파괴한다는 삼심일체, 즉 삼신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삼신관을 들여다보면 힌두교의 관용적이고 포용적인 측면을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힌두교에서는 우위성을 주장하는 일은 간혹 있어도 절대로 부정한다거나, 배척하는 경우는 없었다. 비쉬누 교파와 쉬바 교파에서도 각각의 신의 우위를 다루고 있지만 절대 이단의 문제가 제기되지도 않는다. 이러한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자세가 인도 신화의 신들이 다른 신화의 신들보다 더 친숙미를 갖는 이유 아닐까?

이 글을 읽기 전 인도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면 한 번쯤 제대로 인도 신화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포용적인 인도 신화처럼, 인도라는 나라가 좀 더 친근해 보일 거라 자신한다.

 

 

※ 자세한 내용은 〈요가저널〉 2019년 1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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