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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나라 인도, 세 번째 이야기
신비의 나라 인도, 세 번째 이야기
  • 박지은
  • 승인 2019.09.0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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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나라 인도, 세 번째 이야기

여동구

 

최고신의 탄생 설화

브라흐마는 대우주를 창조한 최고신이다. 고대 인도의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 문헌들의 중요한 한 장르로 일반인을 위해 종교적 가르침의 내용을 쉽게 엮은 설화집인 <푸라나>에 의하면 브라흐마는 우주가 시작될 때 비쉬누의 배꼽에 핀 연꽃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브라흐마는 배꼽에서 태어났다는 의미인 ‘나브히자’로 불리기도 한다.

또 다른 설화에서는 브라흐마가 물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우주가 시작되기 전 우주의 씨앗이 커다란 황금알 모양으로 물 가운데 있었기에, 물에서 태어났다는 의미인 ‘칸자’라고도 불린다. 이외에 지고의 우주정신 브라만과 프라크리티 또는 마야라 불리는 우주의 여성 에너지에 의해 생겨났다는 설도 있다.

 

가장 높이 뜨고 진 별, 브라흐마

여기서 잠깐, 브라흐마와 브라흐만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브라흐마는 신화적 용어로써, 브라흐만을 인격화·신격화한 것이다. 본래 브라흐만은 <베다>에 기록되어 있는 신들보다도 더 월등함을 지닌 신성한 지식이었다. 이 브라흐만을 의인화한 존재가 브라흐마다. 결국 브라흐만은 초월적인 절대 에너지, 신비한 힘, 우주를 창조하기 위한 에너지를 말하고, 브라흐마는 그 에너지를 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브라흐마의 모습을 살펴보면 수염이 있고 네 개의 머리와 손을 갖고 있으며, 손에는 물항아리, 활, 작은 막대기, 베다 성전을 들고 있다. 또 두 개의 다리를 갖고 있고 거위를 타고 있다. 여러 신이 코끼리나 황소를 타고 다니는 것처럼 브라흐마 신은 거위의 등에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어떤 문헌에는 백조를 타고 다닌다고 나오기도 한다. 그것이 거위든 백조든, 섞여있는 선과 악을 분별하게 해주는 것이 탈것이라고 전해진다. 교리적으로는 삼신관에 따라 창조의 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힌두교도에서는 비쉬누와 쉬바 신에 비해 브라흐마 신을 믿는 이가 별로 없고, 사원도 아주 조금밖에 없는 실정이다. 명색이 힌두교의 최고신인데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원이 5~6곳에 그친다는 건 다소 의아한 일이다. 그중 유명한 사원도 라자스탄주의 아즈메르 근처에 있는 뿌쉬까르 사원뿐이다. 인도에서는 이 사원이 브라흐마 신을 받드는 유일한 것이라고 할 정도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도대체 창조주의 지위가 왜 이리 약화되었을까?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빌리자면, 브라흐마 신은 이론적인 서열은 가장 높지만 관념적인 신에 가깝고, 비쉬누나 쉬바 신에 비해 강대한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일단 창조가 이루어지고 나면 성장과 유지 그리고 해체는 중요해지지만, 이후 권세가 없어서 믿어봤자 별 이익이 없는 탓도 있다고. 그런 이유로 브라흐마의 중요성은 작아지고 유지와 파괴의 신인 비쉬누와 쉬바 신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도 있다. 비록 오늘날 신앙의 주체로서의 인기는 떨어졌을지라도 신화에서의 위치는 비쉬누, 쉬바 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나에게 더 중요한 믿음은 무엇일까

사실 이 대표적인 삼대신도 처음부터 백성들이 믿고 따르고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인도 신화 창세기에 있어 특별히 이름도 없는 존재였고, 특히나 브라흐마 신은 그 시대에 존재하지도 않은 신이었다. 그러다 이 삼대신이 인도 신화의 주역이 된 것은 불교가 부흥하는 시대에 도달했을 때였다. 불교 안에서 ‘범천(십이천의 하나. 위를 지키는 신 –편집자 주)’으로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어쨌든 서사시에서는 다른 <베다>의 신들보다 뛰어나게 우수하다는 면에서 브라흐마, 비쉬누, 쉬바 신은 당대 가장 강력한 신이 되었다. 힌두교 전통에 따르면 삼신관이라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생성, 유지, 파괴를 반복한다는 것을 동일한 원리로 보아 삼신이 그것을 통제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요가와 삶을 동일시하는 나의 요가 철학을 기반으로 봤을 때 인도 신화와 요가인의 삶을 관련 짓자면, 요가를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는 창조와 탄생을 의미하는 브라흐마 신, 수련자는 유지를 의미하는 비쉬누 신, 깨달음을 얻어 새로운 나·참 나를 만난 후의 수련자는 파괴와 재창조를 의미하는 쉬바 신에 빗대어 볼 수 있다. 지금의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어디쯤 있나? 좀 더 나아가 우리 하루의 일상에 비교해본다면, 눈을 뜨고 깨어나는 아침은 브라흐마 신, 활동하는 낮은 비쉬누 신,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은 쉬바 신이 된다. 이것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자. 삼대 신 중 브라흐마 신을 믿는 이가 가장 적고, 비쉬누 신이나 쉬바 신이 가장 많다는 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는 것보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마무리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지금 나는 하루를 잘 보내고 있는가? 또한, 나의 하루는 잘 마무리되고 있는가? 이렇듯 세 번째 이야기를 통해 인도 신화와 여러분의 삶을 연결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길 바라며, 다음 호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예정이니 기대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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