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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 순간의 끊임없는 집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 순간의 끊임없는 집중
  • 김이현
  • 승인 2019.05.0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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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 순간의 끊임없는 집중

김이현

 

새로 이사 가는 요가원에 책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 벽 전체에 책을 꽂을 수 있는 책꽂이가 만들어지는데 창간호부터 현재까지의 <요가저널>이 꽂히게 됩니다. 예전 일본의 켄 하라꾸마선생님의 요가원에 워크숍을 들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요가 수련장 전체가 책으로 가득했던 게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꼭 수련장 한쪽을 책으로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작은 벽면이나마 꾸밀 수 있게 되어서 어느 정도 꿈을 이룬 듯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책을 도통 못 읽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할애하고 싶은데, 너무 많은 것들을 벌이며 살고 있지는 않나 되돌아보기도 합니다.

 

이제까지 읽은 책 중에서 요가와 맨 처음 관련이 있던 책이 어떤 책이었나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도 류시화 님의 책들이 베스트셀러지만, 서울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고 분주했던 1988년도에 〈성자가 된 청소부〉라는 책이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책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침묵의 수행자로 유명했던 바바하리다스의 일곱 편의 글을 류시화 선생님이 옮긴 이 책은 온갖 역경을 거쳐 비로소 자기 내면에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생의 집착에서 해방되어 마음의 평화를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책 제목인 ‘성자가 된 청소부’는 인도의 가장 비루한 삶을 살던 불가촉천민이었던 주인공이 평범했던 일상에서 벗어나서 여러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이야기였는데, 그 시절 막 20대에 접어든 저에게는 한창 혈기왕성하고 삶에 대한 의욕과 질문과 사색으로 불타올랐던 시기에 차분함을 가져다준 내용들이었습니다. 또한 인도의 신비주의와 요가라는, 그때는 다소 생소했던 단어를 알게 해준 책이었고, 배경이었던 인도 데라둔과 하리드와르라는 지역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도 데라둔이나 하리드와르가 생소하지 않았던 건 그 책 덕분이었고, 지금도 리시케시를 매년마다 가는 이유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인 자반이 피터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바가트지(Bhagatji)’ 즉, 신에게 귀의한 사람으로 높여 불리며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가진 생각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부자든, 가난뱅이든, 어떤 종교, 어떤 신분이든 모든 사람은 다 똑같고 같은 위치에서 같은 대우를 받으며 같은 봉사를 해야 한다.”

그 실천은 오랜 시간 지속되었고 나중에는 큰 깨달음을 얻었는데,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정심과 친절과 남을 돕는 일조차 욕망의 일종이다. 그 욕망 역시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집에 갇혀있는 것이나 왕실에 갇혀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고자 하는 욕망은 같으니까. 완전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욕망을 벗어나야 한다.”

어리고 패기 왕성했고 막 스무 살이 되었던 어린 저한테는 세상의 가장 더러운 곳을 청소하며 낮은 자리에서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살리는 기적을 행하던 요기들에게 매료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태어날 때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갓난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연습하며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성적 판단과 사고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좋고 나쁨이 아니라 다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저는 분명 감성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점점 이성적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건 시간과 여러 경험에서 오는 변화일 겁니다.

지도자 과정에서 〈요가수트라〉를 함께 읽다 보면 3장 삼매의 장에서 선생님들은 여러 가지 반응을 나타냅니다. 초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믿기 힘들어 하고 약간은 고개를 갸웃거려보기도 합니다.

밖으로 향한 감각을 안으로 끌어 와서 집중해야 하고 집중이 이어지면 명상이 되고 명상이 깊어지면 사마디에 이르는데, 이 이집중과 명상과 사마디를 ‘삼야마’라고 합니다. 이 삼야마를 하면 초월적 능력들이 생기는데, 여기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초능력들이 나타난다고 〈요가수트라〉는 이야기해줍니다.

초능력을 믿든 안 믿든 우리들은 자연적으로 집중을 통해서 많은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오랜 시간 집중을 통해 얻어지는 것들은 아주 많이 있습니다. 저는 항상 양궁 선수들을 떠올려보는데, 50미터 밖에서도 과녁을 쏴서 정중앙을 계속 맞히는 양궁 선수들을 볼 때마다 저런 게 초능력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정말 오랜 시간 마음을 모아 집중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만들어진 능력입니다.

어떤 신비한 능력들은 모두 오랜 연습과 집중에서 옵니다. 우리들이 태어날 때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갓난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들은 너무나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많은 것들을 연습하며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요가를 하는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순간의 끊임없는 집중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성자가 된 청소부〉와 〈요가수트라〉, 〈바가바드기타〉의 내용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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