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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유연해지면 마음도 유연해지나요?
몸이 유연해지면 마음도 유연해지나요?
  • 신미진
  • 승인 2019.01.2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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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것은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춤을 추는 것은 신의 몫입니다."

 

몸이 유연해지면 마음도 유연해지나요?

김이현 (요가저널 발행인, 요가쿨라 원장)   캘리그라피 삼여 김종건

 

“몸이 유연해지면 마음도 유연해지나요?”

미팅 때문에 강원도 정선에서 돌아오는 길에 운전하시는 삼여 선생님이 살며시 말을 건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예가이며 캘리그라퍼가 던진 질문은, 다른 사람의 비슷한 질문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전에도 누군가 질문했었고, 여러 가지 말로 답했던 부분이지만, 왠지 모르게 다른 대답을 해 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이 유연해지면 마음도 유연해질까요? 과연 예전에는 어떤 생각으로 어떤 대답을 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항상 생각은 달라질 수 있고 그 모든 대답들이 정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이어 갔습니다.

 

몇 년 전, 코리아 요가 컨퍼런스에 명상 전문가인 인도 선생님이 왔습니다. 나이는 예상할 수 없었지만, 저보다는 많이 어려 보였습니다. 만약 인도 정통 의상인 사르와르 카미즈를 입지 않고,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었다면 우리나라의 대학원생 정도로밖에는 볼 수 없는 나이였습니다. 그분을 처음 본 순간 왠지 모르지만, 신성한 에너지와 아우라를 오랜만에 느끼는 경험을 했습니다. 십오륙 년 전, 인도 카이발리아다마 요가대학에서 만나 뵈었던 스와미지께 받았던 그런 감동이었습니다. 아마도 태어날 때부터 주변 환경과 가족들에게 영향받은, 자연스럽고 몸에 밴 행동들과 스승의 곁에서 오랜 세월 마음공부를 한 분에게서 느껴지는 신성한 에너지의 기운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나와는 다른 차원의 사람이 아닐까, 하는 공간적 차원에 대한 받아들임 같은 게 저절로 생겼습니다. 혼자만의 느낌이었지만, 너무 강력해서 흠칫 놀라기까지 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다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느껴진 혼자만의 깨달음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신성한 에너지의 높낮이(구나)가 있습니다. 그 높고 낮음의 차원이라는 것이 존재해서 낮은 차원의 사람과 높은 차원의 사람들이 다 다르게 존재하고 그 에너지를 넘나들면서 살고 있다고 봅니다. 어느 한순간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도 어렵고 순식간에 갑자기 낮은 곳으로 이동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차원은 많은 경험(카르마)과 공부와 수련 등이 모여서 형성되는 것이라서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수준 높은 사람들은 어쩌면, 그만큼의 노력과 인내를 다했고 여러 환경이 뒷받침되었기에 그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심과 경외감을 가지게 하는 수준까지 온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런 높은 경지에 있는 분들도 분명, 행복해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때로는, 마음속으로 남을 미워할 수도 있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낮은 수준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행복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마음속으로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합니다. 결국,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은 종이 한 장 차이이기도 합니다. 그 한 장의 차이가 또한 엄청난 차이로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그 마음의 무게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시간적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랜 시간 수련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는 너무 많습니다.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바뀐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어린 고빈다는 단호하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너희가 신(에너지)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신(에너지)이 바로 너희에게 오는 것이다. 그러니 노래나 불러라. 나는 춤을 출 테니.”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유연한 사람도 화내고 미워하고 슬퍼하고 욕심내고 투정합니다. 반대로 몸이 유연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즐겁고 사랑하고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결국, 종이 한 장 차이의 유연성이고 마음입니다. 어쩌면 나약한 인간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몸을 유연하게 만들면 마음도 유연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벼워진다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마음의 가벼움은 몸의 가벼움과 비례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진실이 있듯 보이지 않는 에너지는 존재하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아무런 보상 없이 할 때(카르마요가), 그 에너지(신)는 보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것은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춤을 추는 것은 신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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