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D. 2019-06-13 09:42 (목)
  • TODAY : 189 명
  • TOTAL : 6,941,568 명
사제가 연인으로 발전해도 괜찮을까?
사제가 연인으로 발전해도 괜찮을까?
  • 요가저널 코리아
  • 승인 2018.01.18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련장에서 꽃피는 사랑

사제 관계가 연인 관계로 발전해도 괜찮을까?

수련장에서 꽃피는 사랑

 

완성도 높은 수업, 카리스마 있는 강사, 그리고 학구열 가득한 수강생이 하나의 영적인 모임에 속할 때, 그 안에서는 친밀한 관계가 꽃피기 시작한다. 그런데 말이지, 사제 관계가 로맨틱한 사이로 발전해도 괜찮은 걸까? 〈요가저널〉에서 한번 알아보기로 했다.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을 배고픈 유령이라고 합니다.” 불교 명상 센터에서 수련할 때 내 뒤쪽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일본에서 1년간 영어를 가르친 뒤 막 미국으로 돌아온 차였다. 난 직업도 없었고, 해외로 나가면서 첫사랑과 헤어지게 되어 고통받고 있었다. 불안정한 상태였던 나는 불교에 급속도로 빠져들었다.

“계속 수업에 나오세요.” 그날 저녁 떠나는 내게 선생님이 말했다.
3주 후 그는 이메일로 내게 커피 한잔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나는 아주 놀랐다. 인터넷에 접속에 그에 대해 살펴봤다. 그의 SNS 상태는 최근 ‘연애 중’에서 ‘싱글’로 바뀌어 있었다. 궁금증이 생겼다. 며칠 후 나는 그와 만나 커피를 마시고 저녁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그는 준수한 외모에 매력 있는 사람이었다. 난 그에게 끌리면서도 혼란스러웠다. 그는 내 선생님이었으니까. 그가 내게 키스하기 위해 다가왔을 때 나는 그를 저지했다.
“이렇게 좋은 명상 모임을 찾느라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망치고 싶지 않아요.” 내가 말했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나는 ‘승가(부처의 가르침을 믿고 불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집단)’나 모임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젊고 창의적인 이들로 구성된, 이 남자가 이끄는 모임에서 처음으로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그는 강경했고 난 허락했다. 그리고 우리는 빠르게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사랑, 모임, 영적 수련을 공유하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4개월을 함께했을 무렵, 어느 날 그는 화사한 꽃을 들고 길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과 함께 살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그때 나의 망설임을 그도 눈치 챘으리라.
“우린 잘 해 낼 거라고 확신해요.” 그가 슬슬 설득에 시동을 걸었다. “혹시라도 헤어지게 된다면 아파트는 당신에게 넘길 겁니다. 안심해요.”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의 아파트로 들어간 지 일 년이 되지 않아 그는 내게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큰 혼란에 빠졌다. 그가 내게 “우리 이만 떠나야겠어요.”라고 말했을 때 나는 절망했지만 그리 놀라진 않았다. 그가 말한 ‘우리’는 사실 ‘나’를 말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후 몇 주 동안 나는 내가 그가 작업을 건 여러 수강생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슬픔의 이유 중 일부는 사랑을 잃었다는 것이었지만, 그보다 큰 부분을 차지한 건 신뢰를 잃었다는 거였다. 나는 그가 다른 명상 그룹에서 새로운 여자를 만날 때까지 내 짐을 미처 다 챙기지도 못했었다. 내가 그에게 수강생과 만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을 때, 그는 내가 모임에서 그 사실을 밝히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했다.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다. 그는 나를 배척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다. 난 떠나기로 했다.
몇 년 동안 나의 인간관계와 영적인 모임에 있어서의 만족감은—적어도 불교 모임에 있어서는—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다른 수업에 참여해 보려고도 했지만 저항할 수 없는 불안감에 몇 번이나 실패하고 말았다. 불교에서 현생과 다음 생 사이를 일컫는 상태인 ‘바르도’ 속에 갇혀 홀로 방황하는 것 같았다. 설상가상으로 나는 내가 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고, 치유와 명상을 위해 찾았던 바로 그 활동이 이제 고통으로 가득 찼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지난 몇 년간 요가 업계는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저지른 비윤리적인 행동들로 균열이 일었다. 그러나 수업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선생과 제자로부터 그 이야기를 직접 듣기는 어려웠다—행복한 결말을 맞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하지만 요가 명상 지도자와 수련생이 연인 관계로 발전할 때마다 영적 훈련에 있어서의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복잡하고 위험한 관계가—특히 수련생에게—될 수 있다고 주디스 핸슨 라사터 박사는 말한다. 그녀는 베테랑 요가 지도자이자 〈회복과 균형: 깊은 휴식을 위한 요가〉의 저자다. “이별은 유용한 아사나와 명상 수업을 잃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감정적인 거절의 경험이 되기도 한다. 한때 치유, 더 나아가 삶의 구원이었던 수련이 고통으로 얼룩진 시간이 된다.” 주디스가 말했다.
여전히 영적인 모임은 따뜻하고, 지도자와 수련생의 서로를 향한 이끌림은 불가피하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그 이끌림에 따라 행동해도 괜찮다는 뜻일까?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요가의 세계에 속한 이들—특히 지도자들—은 연인이 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제 관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사랑의 이끌림 그리고 깨달음

스승-제자 관계, 고용인-피고용인의 관계에 관한 행동 지침은 대부분의 대학교와 회사에서 명쾌하게 규정된다. 종종 고용계약서에 명시되기도 한다. 대체로 연애는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드물지만 연애가 정말 강력하게 금지되고 엄격한 규제를 받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상담학회(ACA)’에서는 상담가가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공식적인 접촉 이후로 5년간 고객이나 고객의 가족 구성원 누구와도 말이다. 심지어 5년이 지난 후에도 그들의 관계를 회사에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요가와 명상 수련 역시 치유와 교육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영적인 부분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사제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은 더욱 우려스럽다고 뱃설 타카는 말한다. 그는 의학 박사이자 뉴욕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신의학 임상 조교수다. 영적인 관계는 인간의 영혼과 관련되어 있으며—훨씬 더 실재적이고 입증 가능한 물질적, 육체적인 것과 상반된다—, 그런 이유로 특별히 정직과 신뢰가 필요하고 방어적인 태도도 버려야 한다. 게다가 많은 수강생들은 이미 ‘약자’의 입장으로 수련장에 입장하기에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상처를 직면하게 되기도 한다. 강사와 함께 수련함으로써 위로를 얻는 수강생은 잘못된 친밀감을 키워 전문가들이 소위 말하는 ‘감정 환기의 잘못된 귀인’을 초래한다고 타카가 말했다.
“요가나 명상 수련처럼 신체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고차원적인 감정 세계에서는 휴식과 행복의 감정을 특정한 사람의 덕으로 잘못 귀속시킬 수 있다.” 타카가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아사나 수련 등으로 인한 호흡의 변화나 세로토닌의 증가가 연애 감정이 깨어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영성과 관련된 신경 전달 물질—토파민과 세로토닌—은 사랑과 욕망의 감정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이러한 환경에서 누군가에게 빠져들 때 그 감정의 진짜 출처를 밝혀내는 일은 생물학적인 도전 과제가 된다.”
이 설명은 내게도 의미가 크다. 돌아보건대 내가 전 애인에게 그토록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관계를 맺은 것은 얼마나 쉬운 일이었던가. 그는 명상 수련을 이끌며 강력한 진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그를 향한 끌림을 영적인 통로의 관점에서 이해하는생 사이의 관계를 고정되거나 절대적인 것으로 바라보곤 한다. 하지만 관계에는 과정과 흐름이 있다.”


그리하여 사랑에 빠진 당신. 이젠 뭘 해야 할까?

내 본능은 명상 선생님과 데이트하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난 그를 위해 결단했다. 관계를 강요당한 면이 있었다. 난 순진하게도 그가 아니라 그의 가르침 자체에 이끌렸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지나고 보니 난 나 자신의 변호인이 되어 주지 못했던 것 같다. 지도자로서 그는 우리 관계가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내게 알렸어야만 했다.
더 이상 그 관계의 여정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당시 더 많은 정보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당신도 동료나 강사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사람의 관계뿐 아니라 모임 전체를 존중하고 보호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 방법을 소개한다.
울타리를 세워라. 지금의 내가 선생님과 사랑에 빠지려는 어린 나를 만난다면 난 즉시 다른 명상 모임을 찾으라고 조언할 것이다. 라사터는 이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사와 수련생 사이에 감정이 생기면 수련생이 다른 곳이로 옮김으로써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필수다.” 그녀가 말했다. 이는 연인 관계를 지속하는 동안에도 영적 수련을 위한 독립된 공간을 유지하도록 해 준다. 혹시 헤어지게 되어도 중요한 친구들과의 모임과 수련 장소를 잃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치유와 지지를 얻는다.
다른 수련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강사-수련생의 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데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이를 명확히 할 책임은 강사에게 있다. 힘 있는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미스가 말했다. 두 사람은 이상하지만 필수적인 대화를 해야 할 것이다.
“난 9년 전에 요가원에서 강사로 있을 때 남편을 만났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요가 강사인 클라우디아 푸시나가 말했다. “난 온종일 요가원에 머물렀고 다른 통로로 누군가를 만나기 어려웠다. 남편과 내가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수업을 바꾸는 것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선생님을 찾았고 나는 내 인생의 사랑을 찾았다.”
윤리 지침을 만들고 반드시 지켜라. 강사의 위치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요가원 원장들과 강사 훈련 조력자들은 윤리 지침을 설정해야 한다고 마이크 패튼은 말한다. 그는 뉴욕 ‘요가 비다’의 공동 설립자다. “우리는 강사 훈련 매뉴얼에 지침을 명시할 뿐만 아니라 모든 강사 및 견습 강사들이 강사-수련생 사이의 연인 관계와 성적인 관계를 금한다는 계약 조항에 서명하게 한다.”
그러나 라사타는 지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정직이나 해고의 방법을 통해 강사가 선을 넘는 걸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련생 또한 강사의 접근을 보고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며, 반복적으로 수련생의 보고가 접수되는 강사는 요가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철학에서 지혜를 얻어라. 요가가 현대화되어감에 따라 고대 수련의 기초(야마와 니야마 등)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스리 다르마 미트라는 말한다. 이는 사랑과 영성이 부딪칠 때 ‘비베카(호감)’ 같은 철학적 개념들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대화를 나눠라. 요가 모임에서는 강사-수련생 사이의 힘의 불균형과 윤리 규범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다. 예를 들어 강사 훈련에는 연인 관계를 맺기 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논하는 절차가 들어가야 한다. 또한 강사와 수련생은 수련과 사랑에 대해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는 비밀과 침묵 속에서 발생한다.” 스미스가 말했다.
난 대화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 난 강사-수련생의 연애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내가 그 주인공이 될 때까지 말이다. 선생님과의 관계가 끝났을 때 난 모임에서 빠져 침묵했다. 그럼에도 수많은 질문들은 내 뒤를 좇았다.
마침내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눴을 때 난 이미 많은 이들이 비슷한(또는 더 심한) 경험을 하고 고통받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은 모임의 도움을 받지 않은 채 홀로 질문들 속에 묻혀 살고 있었다.
진솔한 대화는 내가 소외감을 덜 느끼도록 해 주었고 불교 수련에 다시 돌아가는 길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코우리의 말을 덧붙인다. “대화 속에서 당신의 의견이 무엇이든지간에 일단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잘 모르는 것을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라 해링턴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