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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뒤돌아보는 것 by 김이현그것이 바로 깨어 있음이고 알아차림입니다
요가저널 코리아 | webmaster@yogajournal.kr
  • 2017년 08월 01일 13:55:48

신들이 모여서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누구일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신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대고 그들이 어떤 선행으로 사람들과 신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는지 한참 열띤 토론을 이어 갔습니다.

오랜 시간 대화를 하던 신들은 ‘쉬비 왕’이 세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는 모든 백성과 많은 동물까지 정성으로 보살피며 돌보고 사랑했고 그를 따르는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적들과 신들에게도 존경받았으며 지상은 물론 천국에까지 그의 명성이 퍼져 있었습니다.

신들의 왕 인드라는 쉬비 왕의 명성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 그를 시험해 보고 우리가 이 이야기의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습니다. 모든 신의 동의를 얻은 아그니 신은 비둘기(kapota 카포타)로 변해 매에게 쫓기기 시작했습니다. 쉬비 왕은 매에게 쫓기던 비둘기가 자신의 무릎에 내려앉자 곧 비둘기에게 안심하라며

“나와 함께 있으면 안전하단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비둘기를 쫓던 매는 쉬비 왕 앞에 비둘기를 덮치듯이 내려와서 쉬비 왕에게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위대한 왕이시여 내게 그 비둘기를 주십시오. 나는 지금 배가 몹시 고프고 저 비둘기는 저에게는 오늘 양식입니다. 왕께서 제가 쫓던 저 비둘기를 보호하시는 것은 내게 공정한 일은 아닙니다.”

매의 이야기를 듣던 쉬비 왕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당연히 공정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비둘기를 보호해 주기로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비둘기 대신 왕국에 있는 다른 음식들을 주면 안 되겠나?”

그 말을 들은 매는 “나는 다른 음식은 필요 없습니다. 비둘기는 나한테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먹이입니다. 이런 자연의 법칙을 왕께서는 거스르고 계십니다”라며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난처해진 왕은 제발 비둘기를 살려 달라고 했고 그러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매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강한 어조로 말을 이어 갔습니다.

“왕께서 정 그러시다면 저도 제안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은 오직 비둘기의 무게와 같은 왕의 몸에서 나온 살코기입니다. 비둘기의 몸만큼 저에게 왕의 몸을 베어 주십시오.”

그 말을 들은 왕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람들을 시켜 저울과 칼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저울의 한쪽에는 비둘기를 올려놓고 반대쪽에는 자신을 살을 베어 차근차근 올려놓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살을 베어서 저울에 올려놓았음에도 여전히 저울은 비둘기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더 베어 놓을 살이 없자, 온전히 자신의 몸을 저울 위로 끌고 올라가 앉아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쉬비 왕은 매에게 인자한 웃음을 보이며 “나를 먹어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매의 모습이 변하여 인드라 신이 되고 비둘기는 불의 신 아그니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쉬비 왕은 신들의 어려운 시험을 통과했으며 쉬비 왕의 인자함과 희생에 깊이 감동한 신들은 그를 축복하며 쉬비 왕의 몸을 다시 온전하게 돌려놓았습니다.

 

 

인도 신화의 아름다운 이야기이고, 무심코 지나치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이야기의 감동이 가슴 깊이 들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곳의 부조리보다 더 현실적이고 따뜻해지는 이야기는 언제나 많습니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폐지를 손수레에 산더미처럼 쌓아서 느릿느릿 걸어가는 어르신들을 무심코 지나가지 않아야겠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혹은 지하철 계단 한쪽에서 고픈 배를 움켜잡고 잠든 사람을 무심코 지나가지 않아야겠고, 비를 맞고 떨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이 또한 무심코 지나가지 않아야겠고, 좁고 더러운 골목에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길고양이나 유기견을 만난다면 무심코 지나가지 않아야겠고, 누군가가 누군가를 위해서 울어 주고 있거나, 누군가가 누군가를 안아 주며 위로하고 있다면, 이 또한 무심코 지나가지 말아야겠지요.

비현실적인 상황은 언제나 우리가 만들어 냅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차이가 간단한 생각의 변화와 의식의 전환이라면, 그 모든 비현실은 우리 앞에 현실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내 살을 비록 베어 주지는 못하지만, 무심코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 번쯤은 뒤돌아보는 현실로 만들어 보는 것이 바로 깨어 있음이고 알아차림이 아닐까요.

니야마의 ‘이스와라 프라니다나’는 ‘신에 대한 헌신’을 이야기합니다.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는 신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헌신은 그 신성의 이해로부터 출발합니다.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가슴으로 들어오는 날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인 김이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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